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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기경, 물이 부족한 반건조 지역인 제르바 섬에서는 독특한 정착 패턴이 발달했습니다. 이 섬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낮은 인구 밀도였습니다. 사람들은 섬을 여러 이웃 구역으로 나누고 군집을 이루어 생활했는데, 이러한 방식은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했습니다. 또한, 복잡한 도로망을 통해 종교 장소와 교역 장소를 연결하여 활발한 교류를 이어갔습니다. 제르바 섬의 독특한 정착 패턴은 물이 부족한 환경에서 인간이 어떻게 삶의 방식을 적응시켜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입니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

이 연속 유산은 제르바 섬에서 노동의 미덕과 평등주의 원칙을 옹호하는 이슬람 교리를 따르는 이바디파(Ibadhism)가 지배적이던 시기인 9세기부터 18세기까지 발전한 특별한 섬 도시 계획을 입증한다. 이 시대의 주된 사건 중 또 다른 하나는 종교 및 사회 조직을 책임지는 현자들의 모임인 아자바(Azzaba)의 출현이었다. 지중해 남쪽 해안, 리틀 시르테(Little Sirte) 한가운데 위치한 514km2의 면적의 제르바 섬은 상업의 교차로이자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받아들여지고 정착했던 장소였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현존하는 다양한 고고학 유적을 통해서 입증된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제르바 섬 주민들은 생존을 위한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외부 침략과 약탈에 취약한 지리적 조건과 만성적인 물 부족은 섬 주민들에게 끊임없는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개발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독창적인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섬 주민들의 삶은 자급자족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공동체의 협력을 보여주는 놀라운 사례입니다.

 

혼란스러운 격변의 상황에서 방어의 필요성, 희귀한 수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필요성, 그리고 자급자족의 보장 여부에 대한 우려 등이 인도하는 대로 이들은 섬 전체를 포괄하는 영토 점유 체계를 설계하여 마련했다. 이 유산은 주로 '호우엠(Houem)'과 2개의 도심, 즉 경제 및 상업 거래의 중심지인 '호움트 수크(Houmt-Souk, 시장 지구)'와 본래 비거주 지역이었고 특정한 도시 배치로 형성된 유대인 마을인 '하라 스기라(Hara Sghira)'로 구성된 이 유산은 아주 독창적이면서도 기발하게 영토를 계획 분할한 독특한 인간 정착 모델이었다. '호우엠'은 토지 점유 방식의 기본 단위로 일상생활과 농업활동을 함께 하는 일련의 멘젤(Menzel)들로 이루어진 이웃구역을 말한다.

 

그리고 제르바의 건축물들은 오랜 기간 동안 겪은 불안정한 정세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제방 울타리(Tabia)와 올리브 숲 뒤에 묻혀 있는 거대한 형태의 호우치(Houch), 외부로 통하는 구멍들이 없는 점, 진짜 요새처럼 보이도록 모서리 측면에 세워진 탑 등은 모두 스스로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단서들이다.

 

마찬가지로 '호움트 수크'에 있는 인상적인 카라반세라이도 닫혀 있으며 안쪽을 향하도록 형태가 만들어져 있어 섬 주민들의 방어 본능과 분명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땅딸막하고 콤팩트한 형태, 건축물의 파사드에 뚫린 총안(銃眼)들, 테라스를 둘러싼 총안이 있는 흉벽 등을 갖춘 모스크는 종종 피난처이자 저항의 장소로 쓰였다. 이러한 모스크는 중심 도시의 인구 밀도와 조화를 이루는 다른 메디나(Medina, 아랍-무슬림 도시)에서 널리 나타나는 건축 경향과 달리 '자치적 요소'의 특징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마을은 서로 부르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해안선의 경계를 표시하여 최전방 방어선과 감시 및 경계 지점을 구성했다. 다른 마을들은 요새화되거나 외관을 거대하게 하며 두 번째 후방 방어선을 형성한다. 또 다른 마을들은 내륙에 흩어져 있으며 때로는 본질적으로 피난처 역할을 하는 혈거의 형태로 종교적 기능 외에도 교육과 시민생활 및 문화생활 조직을 부양했다. 수세기 동안 지역 주민들이 변덕스러운 기후, 가혹한 자연을 길들이고, 거기에 적응하고, 자급자족하고, 생존할 수 있게 해준 섬 토지에 대한 전통적 사용 방식, 그리고 이러한 모든 방어용 구축물들을 통해 오랫동안 계속된 격변이 있었던 제르바 섬의 천년 역사를 상기하게 하며, 오늘날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증거로서 가치를 지속하고 있다.

 

완전성

이 연속유산을 구성하는 식별 가능한 유적지는 그 규모가 충분하며,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표현하는 데 필요한 모든 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구성의 완전성을 유지하는 조밀하고 계층적인 도로 네트워크에 따라 구축된 모든 멘젤과 호우마(Houma) 내에 있는 부속건물들은 변화를 겪었지만 토지 이용에 있어 특정 유형의 균일성을 여전히 증언하고 있다. 현지 건축 양식의 모스크는 충분한 수준의 완전성을 갖추고 있으며, 그리고 몇 가지 복원 작업은 이 유산의 완전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1960년대에 시작된 폰도우크(Fondouk)의 재건 작업은 새로운 구매자들의 전통 건물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진 상태여서 시행된 보호 조치를 통해 하라 스기라(Hara Sghira)의 옛 도시 중심부와 호움트 수크(Houmt-Souk)의 완전성을 보존할 수 있었다.

진정성

오늘날 도시화와 가족 구조의 크나큰 변화로 인해 매우 위협을 받고 있지만, 이 유산은 어느 정도 진정성을 유지하고 있어서 토지 점유 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섬의 토지가 호우마로 분할되어 있음은 여전히 검증 가능하다. 조밀하고 계층적인 도로 시스템의 틀은 여전히 인식 가능하며 농촌 풍경을 구성한다.

 

사용된 건축 자재는 발전을 거듭했지만 둥근 천장, 아치, 돔과 같은 세부 건축 사항은 신뢰할 만한 공법에 따라 시행되었다. 전통 건축물을 복원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진품인 전통 재료(야자수 기둥, 석회, 해초 등)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유산의 전통적인 구성 요소 중 일부에 부여된 본래의 기능은 새로운 변화와 사회 경제적 제약에 직면하여 더 이상 진정성이 유지되지 않는다. 모스크의 경우 역사적 · 사회적 · 문화적 변화로 인해 수세기 동안 이어져 온 학문적 · 방어적 소명과 관련된 특정한 용도와 기능을 확실히 상실하긴 했지만, 많은 모스크들이 여전히 방문자들을 맞이하고 예배도 드리고 있다.

보존 및 관리체계

1994년 2월 24일에 발효된 유산법(Heritage Code)과 1994년 11월 28일의 도시계획법(Town Planning Code)은 역사 및 전통적 앙상블과 역사적 기념물이라는 2가지 유산 범주로 분류되는 부동산 문화재(연속유산)에 대한 법적 보호를 제공한다.

 

이러한 보호는 보호 명령 및 분류 법령뿐만 아니라 구속력 있는 공공 유틸리티 지역권(easement, 타인의 토지를 특정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을 생성하는 다양한 계획 도구(도시개발계획, 보호 및 개발계획)를 특징으로 하는 효과적인 입법 및 규제 조항으로 귀결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 등재를 위해 제안된 부동산에 대한 효과적인 보호는 유산법에서 규정한 다양한 특정 수단을 철저하게 적용함으로써 강화될 필요가 있다.

 

제르바를 구성하는 3개 공동체, 즉 호움트 수크(Houmt-Souk), 미도운(Midoun) 및 아짐(Ajim) 등에서 역량을 갖춘 지방 당국이 국가유산위원회(National Heritage Commission), 국립유산연구소(National Heritage Institute, INP), 문화유산진흥청(Agency for the Enhancement and Promotion of Cultural Heritage, AMVPPC)의 기술적, 학술적 자문을 받아 유산 관리를 책임진다. 국립유산연구소와 문화유산진흥청, 두 기관은 문화유산 자료 및 무형자산에 대한 연구 및 지식 심화, 개발 및 관리를 위한 문화부 산하 기관이다.

 

이 두 기관의 지역 연구 및 관리 구조는 수평적 조치를 위해 다른 모든 이해관계자와 조정할 책임이 있으며 동시에 각 예산 연도에 선택된 프로그램을 실행할 책임도 있다. 모든 규제 관련 조항, 조직 조항과 5개년 예측 조치 프로그램 모두는 관리계획 내에 포함되어 있다.

등재기준

기준 (v) : 어려운 자연환경과 섬이라는 제약 조건에 대응하여 토지를 개발하고 적절한 관리를 하기 위해 제르바인들은 적응을 통해 자족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섬의 땅과 바다 공간을 점유하고 이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현지의 건축언어가 더해지면서 나타난 인간과 환경 사이의 친밀하고 효율적인 상호 작용을 분명하게 증언하고 있다.

 

고립된 섬에서 수세기 동안 널리 확장되었던 이 도시 시스템은 배정된 기능에 따라 독창적으로 분산된 수많은 모스크를 통해, 또한 토지의 기본 단위를 만드는 복잡하고 계층적인 경로 및 트랙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 부속 건물들이 있는 멘젤들을 통해 표현된다. 이는 이 섬 특유의 문화를 대표하는 인간 정주지의 탁월한 사례이다. 지속적 인간 활동의 결과물인 이 지극히 풍부한 자연유산 및 문화유산은 오늘날 사회경제적 변화라는 불가피한 요인에 직면하여 매우 취약한 상태이고, 희소성을 위협받고 있거나 심지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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